탕
적막만이 감돌던 폐건물에서 총성이 울려퍼졌다.
"...키리시마"
"사에..키,이게 무슨..."
그를 바라보며 당혹스러움으로 물든 얼굴로 키리시마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
폐건물로 임무를 가기 전이었다.
앞에서 있던 상황도 갑자기 온 것은 아닐터,모든 일에는 원인 그리고 결과가 있는 법이였다.
"키리시마,롯카쿠씨가 부르셔"
"아...그래? 알겠어,지금갈게 사에키"
평소와 별다를게 없이 자신을 불러주는 그의 소리에 그를 따라 롯카쿠씨에게 가 임무를 설명 받았다.
그리고 키리시마 그는 혼자서 임무를 나갔다.
서포터로 히라하라와 타가미와 같이 말이다.
"야호-! 이번에는 여기구나!"
"소풍온게 아니니까 들뜨지 마 히라하라"
"흠...여기네"
그렇게 그 셋은 폐건물에 도착했다.
서포터인 타가미와 히라하라는 주변에서 탐사를 방해하려는 잡요괴들을 처리-거의 놀 듯이 했지만-하였고 키리시마는 탐사를하면서 망자를 찾고 있었다.
"....또 빈방인가"
비슷한 구조에 똑같이 생긴 방을 계속하여 돌아다니던 키리시마는 거의 포기한 듯이 모든 방을 뒤지고 있었다.
부스럭
"!"
갑자기 등 뒤에서 들린 움직이는 소리에 뒤를 돌자 보인 것은...
"...저기 키리시마 칼 치워줘"
"아,사에키..?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야?"
바로 그의 동료 사에키였다.
"어,음 도움을 주라는 명령이랑... 개인적으로 할 얘기가 있어서"
"아...그런건가 개인적인 얘기는 이따 하도록하지 지금은 일단 일이 먼저야"
"...키리시마 좋아해"
"....? 사에키?"
"고민해서 말해보는거야...좋아해,정말 많이"
"..사에키 우린 동료야...난,그런거 잘 모르겠어"
"....응,역시 그렇겠지"
"지금은 일하는 중이니까...우리 일이 끝난 뒤에 얘기하자"
"...응"
뭔가 머리가 어지러워 졌다.
갑작스럽게 받은 고백보다 사에키가 왜 굳이 여기까지 와서 고백을 했느냐가 더 의문이였다.
하지만 별다르지 않게 생각한 키리시마는 방을 나서던 중..
탕
"...키리시마"
"사에..키,이게 무슨..."
처음에 설명했던 상황이 벌어져 버린 것이다.
눈앞이 흐릿해졌다. 심장을 관통한 것 같았기에 키리시마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스르륵 쓰러지는 그를 받아든 사에키가 작게 미소지었다.
"역시 예쁘네 키리시마..."
그리 말하며 볼을 쓸었다.
뭔가 티를 내지 않았지만 예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일이였다.
일을 핑계로 키리시마를 독차지하는 것이 사에키,그의 원래 계획이였지만 그는 키리시마가 다른 옥졸들과 지내는 모습을 보며 생각을 바꾸었다.
그를 정말로 혼자서 '소유하는 것'
"후오-? 분명 여기서 총소리가 들렸구-!"
"!"
멍하니 키리시마를 바라보던 사에키의 표정이 굳었다.
아,맞아 히라하라와 타가미가 온다고 했지. 지금은 히라하라 목소리밖에 안 들리는데,타가미는 땡땡이인건가..
그런 생각을하면서 히라하라가 오는 소리를 숨 죽여들었다. 이쪽으로 오지 말아주기를 빌면서
덜컥
"어라,사에키! ...어떻게 된거구?!"
이런,오늘은 운이 따라주지 않나보다. 자신을 잠시 바라보던 히라하라가 품에 안겨있는 죽은 키리시마를 보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며 그는 그저 웃고 있었다.
"히라하라"
나지막이 자신의 앞에서 호들갑을 떠는 히라하라를 부른 그는 작게 미소지었다.
"응? 그런데 사에키,키리시마 다친 것 같구-!!"
"그건 히라하라가 신경쓸 일이 아니야"
"...? 하지만 키리시마가 다쳤구!!"
"있지,히라하라 나 키리시마랑 멀리 여행을 떠날거야"
"에??"
"멀리...는 못가려나? 그래도 최소한 멀리"
키리시마를 내려다보고 얼굴을 쓸어내리며 계속하여 미소를 짓자 뭔가 이상함을 느낀 히라하라가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은 안될 것 같고! 키리시마 많이 다쳤고!!"
"...떠날거야 지금 당장"
"키리시마는 치료하러 가야하고!!"
"어디로 가면 좋을까?"
히라하라의 말에는 개의치 않고 그가 자신의 얘기를 이어가자 히라하라의 얼굴이 완전히 찌그러진 채로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아앙-?! 지금 키리시마는 다쳤다니까!! 사에키가 제일 잘 알거 아니구!!!"
"...이만 갈게"
"못 가구!!"
키리시마를 들고 문쪽으로 향하자,자신도 똑같이 발걸음을 옮기는 히라하라를 보고는 웃으면서 다시 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히라하라가 다시 앞을 막는다.
"사에키,그만하란거구!!"
"...너야말로 그만해 쏴버리기 전에"
미소를 잃지 않던 사에키의 얼굴이 한순간에 굳어졌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갈 히라하라가 아니였다.
"갈게"
"못 간다는거구!!"
손목을 잡았다.
순간이었다.
탕
"악!!"
오른쪽 다리에 총을 맞은 히라하라가 오른쪽으로 기울어 무릎을 꿇었다.
"사에키...뭐하는거구..!!"
탕,타당 탕 탕 탕.
2발은 오른쪽 다리 1발은 왼쪽 다리에 복부에 3
2발은 나머지 1발은 머리를 히라하라에게 쏜 사에키의 얼굴은 평온했다.
"휴...쏘기 싫었는데...왜 그랬어,응? 히라하라"
뚜벅,뚜벅,뚜벅, 콱-
그리고는 웃으면서 지나가는 그의 다리를 붙잡은채로 히라하라가 고통스럽게 말하였다.
"..컥,사에키,대체 왜 그러는거구...!!"
"...말해줘도 이해못할거야 히라하라"
마치 비웃듯이 히라하라를 내려다보며 웃어준 그는 타가미의 눈을 피해 폐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
키리시마가 뿌연 시선으로 눈을 떳다.
여긴 어디지?
보이지 않는 앞,그리고 구속된 손목.
밧줄로 묶어든 듯한 까슬한 감촉에 정신을 차리고 점차 어둠에 적응된 방을 바라봤다.
"....윽"
"어라,키리시마 일어났구나"
들려오는 사에키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쓰러지기 직전에 봤던 사에키의 모습이 뇌리에 지나갔다.
"...이거 풀어줘 사에키.."
"아니야,우린 지금 여행 온거니까.."
"..왜 이러는거야 사에키"
"응? 아...키리시마 내가 말했잖아,좋아한다고"
"나는...받아줄 수 없다"
"괜찮아 키리시마가 내 사랑을 받아주지 못하는 이유는 주변의 시선 때문이잖아? 알고 있어"
그가 웃으면서 키리시마를 들어올려 침대에 올려주었다.
"무슨.."
침대 위에 누워서 사에키를 올려다보자 사에키는 그런 그의 눈을 감기게 한 뒤 귀에 속삭였다.
"모든걸 계획했어,키리시마 널 위해서"
"...이번 임무까지 네가 계획했다는 소리야? 사에키 거짓말 하지말고..."
"아니,진짜야 그 폐건물에서 죽었다는 인간들...망자가 한 짓이 아니야,내가 한거야"
"....뭐?"
키리시마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다시 뜨였다.
사에키는 마치 칭찬해 달라는 듯,그 눈을 마주보며 침대에 앉았다.
"잘했지 않아? 키리시마와 나의 사랑을 위해서 인간 몇명 정도야,정말 싼 값 아니겠어?"
"..살아있는 자에게 손을 대는 것은 금기. 사에키 무슨 짓을..."
"...사랑하니까 한 짓이야,이해해줄 수 있잖아? 키리시마"
그를 껴안으면서 또 다시 속삭인다.
품에 부비적거리면서 마치 정말 다정한 연인을 대하 듯이
"..사에키"
"쉿,오늘은 이제 그만 자자 키리시마"
눈을 감긴 뒤,그의 옆에 누워서 피곤한 듯 바로 잠이 들어버린 사에키를 그는 계속하여 바라보다가 결국 잠이 들었다.
***
그 시각 옥졸들의 저택은 한창 시끄러워졌다.
총을 맞아 쓰러진 히라하라를 데리고 온 타가미와 쓰러져있다가 깨어나서는 깽판을 부리는 히라하라 때문이었다.
"이거 놓으라는거구 키노시타!!!"
"잠시만! 히라하라 지금 상태 안 좋으니까!!"
"빨리 가봐야하구!!"
일단 간호하던 키노시타가 막고 있었지만 상황이 좋아지지 않자 타니자키까지 와서 제압을 한 뒤.
사이토와 롯카쿠가 오고서는 비로소 진정한 히라하라였다.
"무슨 일이냐 히라하라,무슨 일이길래 임무에서 총을 맞고 오고 키리시마는 또 어디있는거지?"
"!! 키리시마가 쓰러져버렸구 롯카쿠씨!!!"
"..? 뭐라고?"
앞 뒤를 가리지 않고 일단 소리부터 친 히라하라에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못한 롯카쿠가 다시 물어보자 히라하라는 답답하다는 듯 소리쳤다.
"키리시마가 쓰러져버렸다니까!!"
"히라하라,진정하자. 왜 키리시마가 쓰러졌어?"
"사이토씨.... 그러니까.. 맞아! 사에키가 한 것 같구!!"
"....뭐?"
그리고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옥졸들은 얼굴에 들어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니까...사에키가 키리시마를 죽이고 히라하라까지 공격했다고?"
"응,응 그렇구!! 그리고 키리시마랑 멀리 여행을 떠난다고 그랬구!!!"
"...관리장. 이거..."
"음,그래"
***
".....물"
"아,키리시마 물 마실래?"
"...응"
사에키가 탁자에 있던 물병을 들어 입으로 갔다 주었고 키리시마는 조용히 받아먹었다.
창문 사이로 달빛이 비추자 그의 몸이 드러났다.
옥졸제복을 입었지만 헐렁한 팔부분과 아예 사라진 하반신.
"하반신 쪽은 이제 피도 멈췄고 많이 아물었네? 다시 재생도 하고 있어"
"......."
"피를 많이 흘렸으니,당연히 물도 많이 마시는거지?"
조용히 물을 마신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살짝의 상처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가 말을 듣지 않을 때면 조금씩 맞아온 상처. 치료도 하지 않고 있으니 그렇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띵동-
"앗,누가 왔나보네 잠시만 키리시마"
"...."
그가 키리시마의 뺨에 입을 맞춘 뒤,뒤를 돌아 현관으로 걸었다.
키리시마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으려 애썻다.
도망치려다가 잘리 하반신과 팔을 생각해서는 또 도망치는건 무리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짜 심한 꼴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곳에 갇힌지 얼마나 됬지? 아,한달 정도 됬으려나
초점을 잃어버린 그의 눈에 달빛에 비쳐 더욱더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퍽!
".....?"
순간 현관 쪽에서 들려오는 묵직한 소리에 눈이 번쩍 뜨인 그가 현관을 내다보자 그 곳에는...
"후오오! 키리시마,드디어 찾았구!!"
"이딴 곳에 있었던거냐 너..."
바보같이 큰 목소리와 무뚝뚝한 말투지만 걱정이 서린 목소리로 자신을 보는 그들과
"앗,키리시마 있어? 다행이다~"
"멍청한 녀석....내가 널 쓰러뜨린다고 했는데 사라져서 얼마나 놀란지 알아?"
현관 쪽에서는 오랜만에 듣는 능글맞은 목소리와 자신을 경계하면서도 걱정해주는 목소리
"....너희들이 어떻게"
오랜만에 내는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왠지 모를 슬픔이 뚝뚝 떨어져 나왔다.
"....고마워 찾으러 와 줘서"
"어라?? 키리시마 우는거구???"
눈물이 흐르자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흘렀다.
***
"몸은 이제 좀 괜찮나?"
"네...재생도 완전히하였고 움직이는데 지장없습니다!"
"그래,다행이군 그래도 며칠 더 쉬고 일하는게 좋을거다 키리시마"
"네! ...저기,롯카쿠씨 사에키는 어떻게 되는거죠?"
"...키리시마 너는 관여할 일이 아니다"
"....알겠습니다"
어쩌다 이러한 일이 벌어졌을까
사랑이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니였을텐데
END.
'리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_리쾌(for.노래하는 사에키) (0) | 2015.09.15 |
---|---|
소설_키워드(for.노래하는 사에키) (0) | 2015.09.05 |
사에키리_소설_키워드(for.쵸비) (0) | 2015.09.01 |
타니키노_소설_키워드 (for.쵸) (0) | 2015.08.25 |
행복한 남자_(for.산책키리시마) (0) | 2015.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