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키리_회사 AU

은행넴 2015. 11. 18. 20:28



"오늘도 열심히 일해?"

"응,알겠다 사에키"


가볍게 볼에 모닝키스를 받은 그가 먼저 집을 나섰다.

일단 자신의 의지였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보다 먼저 나가는 그를 무덤덤하게 바라본 키리시마는 곧 이어 나갈 준비를 마치고서는 가볍게 넥타이를 고쳐매었다.


"...나가볼까"



***



"..."


완전히 늦었다.

분명 평소와 같은 시각을 맞춰서 나왔건만 교통체증 때문에 시간은 미울 정도로 많이 흘러가버렸고 키리시마 자신은 엄청나게 늦어버렸다.


"...큰일나겠군"


걸음을 좀 더 빨리한 그가 자신이 속한 부서의 문을 열었고 문을 열자 그곳에는 평소와 같은 말끔한 차림의 롯카쿠씨와 다른 동료직원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을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늦었군"

"..."


롯카쿠씨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을 찌르는 듯한 느낌에 움찔한 그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교통체증으로 인해 늦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긴 아침에 조금 혼잡했지...."


...세이프?


"그래도 그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키리시마."


...아웃이다.



***



"...."


한바탕 잔소리를 들은 그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평소 그를 라이벌 의식하고 있는 탓인가? 타니자키가 의아하다는 식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냐 니가 왠일로 늦고"

"...교통체증"

"평소에 빨리 나오지 않았나?"

"..."

"허,키리시마 네가 늦다니 별 일도 다 있군"


조용히 자신의 pc를 키고서는 타니자키의 말을 한귀로 흘리면서 일에 집중했다.

실수는 한 번. 더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만 하면 잘 될 것이다.

....진짜로?


"키리시마"

"예"

"키리시마"

"예"

"키리시마"


....오늘은 평소와 달리 일이 많다. 어째서일까? 생각해보니 히라하라도 지각할 때마다 잡일이 엄청나게 갔었지


"...하..."

"앗,키리시마"

"아...사에키.."


자신의 연인. 사에키가 자신의 앞에 서자 왠지모를 안도감에 웃어보인 것도 잠시


"이거 롯카쿠씨게서 맏기셨어,전부 끝내면 나한테 주러와줘?"

"....아?"

"그럼 이만"


그는 다른 말도 없이 자신에게 서류를 넘기고서는 쌩하고 사라져버린 자리를 멍하니 응시하다가 다시 일에 집중했다.



***



"...."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다.

잡일에 원래 진행 중이던 기획 준비에,서류에....그리고 자신의 연인마저 오늘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자,그럼 이만 다들 가보도록"

"...!"


롯카쿠씨의 퇴근 명령이 이렇게도 기쁠 때가 있었던가,잠시 생각한 키리시마가 자신의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서는 짐을 챙겼다.


"키리시..."

"사에키,너는 잠시 나를 보지"

"예? 아....알겠습니다"


자연스럽게 그에게 다가가던 사에키가 롯카쿠씨의 말에 말 끝을 흐리며 자신을 흘깃보다가...결국에는 가버렸다.


"..."


이건 기다려야하는걸까 아닐까

아니,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바보 사에키"


작게 중얼거린 그는 집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



"네,무슨 일로...?"

"...내가 심술이 너무 심했나?"


사에키의 상사. 그리고 모든 직원들의 상사이자 사에키에게 회사를 물려줄 그가. 사에키를 바라보면 미소를 지었다.


"...네,엄청-"


사에키 자신도 답해주듯 웃었지만 약간 불만이 있는 듯한 미소였다.


"미안하다. 아무리 그래도 이 회사를 물려받을 너의 연인이 잘하는지 좀 보고싶어서 말이지"

"진짜...너무하세요 롯카쿠씨,키리시마 정말 하루종일 힘들어하는데...바로 위로해주지 못해서 얼마나 속상했는데요"


투정 부리 듯,말끝을 흐리면서 그에게 불만을 토론한 사에키가 다시 그를 응시했다.


"그래서...하고 싶은 말씀이 뭐에요?"

"...합격이라는거다"

"...!"


그 말에 사에키의 얼굴에 해사한 웃음이 지어졌다.


"그 정도면 합격인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러니 빨리 돌아가보지 그러나,연인이 기다리고 있을텐데"

"앗....네,감사합니다 롯카쿠씨!"


급하게 움직였다. 자신의 연인을 위해



***



끼익


"키리시마-!"

"...사에키"


눈 앞에는 그가 자신을 웃는 얼굴로 맞이하고 있었다.


"나 다녀왔어,잘 있었어? 좀 늦었지?"

"..."

"키리시마?"


자신은 오늘 힘들고 불만 많은 하루였는데 무엇이 그리 좋은 것인지 웃는 연인은 사랑스럽기 보다는 미울 뿐이었다.


"키리시-"





"...?"


입이 맞닿자 무언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한 벙한 얼굴이 가까이에서 보였다.

그리고 혀가 들어가자 이제야 뭔가 깨달은 듯이 버둥거리며 떼어내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귀엽다


"읍...읏....."


무언가의 포기 선언인 듯 그가 등을 툭툭치자 떨어져서 잠시 귀에 입을 가까이하고 그가 나지막이 말한 것은...


"...내 맘대로 할거야"

"키리시...마?!"


시끄럽다는 듯이 인상을 조금 찡그린 그는 다시 그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으면서 살짝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